정로환 효능, 가격 – 현직약사가 알려드려요

설사하거나 체했을 때 머리에 떠올려지는 약 중 하나가 정로환입니다. 어릴 적 약상자 속 독특한 냄새로도 기억되는 약인데요. 정작 드시는 방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약이기도 합니다. 정로환 효능, 가격, 부작용에 이르기까지 현직 약사가 자세히 알려드릴게요.

정로환이란?

정로환 에프 환
정로환 에프 환

정로환은 원래 러일전쟁 시절 일본에서 만든 약으로, 전쟁터에서 가장 위협적인 전염병인 설사병을 예방 및 치료하기 위해 보급된 지사제입니다. 그래서 이름도 ‘러시아를 정벌한다’라는 한자어에서 유래되어 붙여졌습니다.

그 당시 주요 성분은 ‘크레오소트’라고 하는, 목초액의 성분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는 독특한 냄새가 바로 이 성분에서 나는 냄새인데요, 크레오소트는 살균 및 마비 작용이 있어, 장 내의 세균을 죽이고 장의 움직임을 둔하게 만들어 설사를 멎게 만듭니다.

그러나 이 크레오소트를 구성하는 성분 중 하나인 크레졸이 미국에서 발암성 물질로 지정되면서 논란에 휩싸이기도 하였는데요. 2019년부터 크레오소트가 들어가지 않은 정로환 에프 환이 출시되면서, 크레오소트가 들어간 기존의 정로환은 2022년 6월 완전히 단종되었습니다.

정로환은 현재 2가지가 나오고 있습니다. 위 사진과 같은 ‘환’으로 된 종류, 그리고 한 알씩 개별 포장이 되어있는 알약 타입 ‘정’으로 된 종류가 있습니다. 저희 약국에서도 구매하러 오신 분께, “냄새나는 종류로 드릴까요? 아니면 냄새 없는 걸로 드릴까요?” 하고 항상 여쭤보곤 합니다. 예전보다 특유의 냄새가 덜 난다며 효과가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앞서 말씀드린 대로 크레오소트 성분이 빠지면서 냄새도 예전보다는 줄어들었습니다. 오늘은 흔히 ‘냄새나는’ 종류로 일컬어지는 정로환에프환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성분

주 성분은 아래와 같이 5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진피(소화 기능을 도와줌)
  • 황련가루(위, 장의 물기를 말리고 복통을 가라앉힘)
  • 구아야콜(세균을 없애고 위와 장을 안정시킴)
  • 황백(설사를 가라앉히고 염증 완화)
  • 감초가루(소화 촉진, 해독작용)

전반적으로 세균에 의해 일어나는 설사 증상을 잡아주고 위와 장을 보호해 주는 성분이 들어가 있습니다. 특히 황련, 황백에 포함된 베르베린이 항균 및 항염 효과가 있고 진피, 감초 등 독소를 제거해 주는 효과가 있어 복통이나 뒤가 묵직한 잔변감이 있는 설사에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효능 및 효과

주로 설사, 체함, 묽은 변, 토사에 효과적입니다. 특히 항균 및 항염 효과가 있어 세균성 장염으로 인한 설사에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과식 등으로 인한 설사에는 잘 듣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복용 방법

1일 3회 식후에 복용합니다. 복용 간격은 최소 4시간이며, 연령에 따른 복용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성인 및 만 15세 이상: 1회 3알
  • 만 11세 이상 ~ 만 15세 미만: 1회 2알
  • 만 8세 이상 ~ 만 11세 미만: 1회 1알

가격

약국마다 가격이 다를 수 있으나, 보통 100 환 한 병에 6,000~7,000원 전후 정도의 가격에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근처 판매 약국을 검색하시려면, 아래 링크 페이지의 오른쪽 하단 판매처 검색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부작용

만 7세 이하의 어린이는 복용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또한 1주일 이상 계속하여 복용하지 않도록 되어있습니다. 드물지만 발진, 발적, 가려움증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런 경우 전문가와 상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약사의 한마디

약국에서 정로환을 사가시는 분들은 많지만 효능 효과에 맞게 복용하시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은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온 약이다 보니, 소화가 안되거나 배가 아프면 습관처럼 드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정로환은 소화제가 아니고, 장에 있는 나쁜 세균에 의한 설사나 배탈 등에 효과적인 만큼 제대로 알고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일반적인 다른 약처럼 한 알만 드셔서 효과가 나는 약이 아니므로, 연령별 복용량을 잘 확인하고 복용하시기를 권장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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