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가 알려주는 처방 약 유통기한


처방받은 약을 전부 다 복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복용하면서 상태가 좋아져 약이 남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남아있는 약들이 나중에 다시 필요해서 복용해야 할 때, 먹어도 되는지 불안해지는 경우도 있는데요. 오늘은 내가 받은 처방 약 유통기한 및 언제까지 먹어도 괜찮은지 알려드릴게요.

유통기한? 유효기간?

약국에서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이 약 유통기한이 언제까지인가요?” 또는 “이 약 언제까지 먹을 수 있나요?”입니다. 우리가 보통 ‘유통기한’으로 알고 있는 단어는 ‘유효기간’이라고 표현해야 맞습니다. 약의 유효기간은 약의 효과가 90% 정도 유지되는 기한으로써, 우리가 사용하는 약에도 이 ‘유효기간’이 표기되어 있습니다.

흔히 음식과 비슷하게, 표시된 기간까지는 약을 사용하여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유효기간’은 약을 개봉하기 전, 그러니까 포장이 그대로 되어있는 상태에서 그 효과가 유지되는 기간을 뜻하므로, 약 포장을 개봉하고 나서는 표기된 유효기간까지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보기는 어렵습니다.

약의 효과가 유지되는 데 중요한 것은 포장된 상태입니다. 따라서 언제 개봉했는지의 여부가 유효기간을 결정하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처방 약 유통기한

그렇다면 내가 처방받은 약, 언제까지 복용할 수 있을까요? 약의 종류와 포장 상태에 따라 그 기한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여러 시험 자료를 참고로 하여 한국병원약사회에서 ‘의료기관 내 개봉 의약품 관리지침‘을 내놓았는데요, 약 종류에 따라 어떻게 처방 약 유통기한이 달라지는지 아래에서 알아보겠습니다.


비닐 약포지, 유산지 혹은 지퍼백에 포장된 약

포장된-처방약-유통기한

우리가 흔히 약국에서 조제하여 받는 형태인 비닐 약포지 혹은 유산지로 포장된 약이나 지퍼백에 들어있는 약의 경우 조제된 날로부터 1년까지 사용 가능합니다.


블리스터 또는 PTP 포장된 약

블리스터-PTP-처방약- 유통기한

하나씩 까서 먹는 형태의 포장인 블리스터나 PTP의 경우 개봉하지 않았다면 약에 표시되어 있는 유효기간까지 사용이 가능합니다.


약병에 받은 약

약병-처방약- 유통기한

약의 양이 많은 경우 가끔 약병에 넣어서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약병이 개봉된 상태라면 조제된 날로부터 1년까지 사용할 수 있으며, 개봉되지 않은 원래 포장 그대로의 상태라면 유효기간까지 복용이 가능합니다. 단, 원래 포장 그대로의 상태에서 개봉을 했다면 개봉한 날로부터 1년까지 사용 가능합니다.


가루로 조제된 약

가루약-처방약-유통기한

영아 및 유아의 경우 처방 약이 가루약인 경우가 많습니다. 가루약의 경우, 한 종류의 약만 갈아서 들어가 있는 경우에는 6개월, 다른 여러 약들이 함께 갈아져 있는 경우는 짧으면 3개월에서 길면 6개월까지 사용이 가능합니다. 가루약의 경우 특히 습기에 약하므로 보관에 주의해야 합니다.


시럽 약

시럽-처방약-유통기한

시럽 병에 담겨 조제되는 약의 경우 일반적으로 6개월까지 사용 가능합니다. 그러나 항생제 등 특정 성분의 약은 유효기간이 조제일로부터 1~2주 정도로 짧을 수 있으므로, 조제약을 받으실 때 미리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연고 및 크림

연고-유통기한

개봉한 연고 및 크림의 경우 조제일(개봉일)로부터 6개월간 사용이 가능합니다.


안약, 안연고, 점이액(귀에 넣는 약), 가글 등

안약-가글-유통기한

안약, 안연고, 점이액(귀에 넣는 약), 가글 등의 약은 개봉일로부터 1달까지 사용이 가능합니다.

약의 올바른 보관 방법

냉장이나 냉동 보관 등 특별한 조건이 있는 약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약은 ‘건냉암소’, 즉 건조하고 시원하며 어두운 곳에 보관해야 합니다. 특히 빛에 의해 분해되어 약효가 떨어지거나 온도에 의해 영향을 받는 약들이 있는 만큼, 약을 올바로 보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더운 날에는 약이 쉽게 눅눅해지거나 습기를 먹어 부풀어 오르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상온에 두어도 날씨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약이 변질되지 않도록 최대한 온도와 빛의 영향을 적게 받는 곳에 보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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